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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 energy 입장에서 별 문제가 없는 유효이론(effective field theory)을 적었다고 하더라도 이게 양자중력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swampland program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그 뒤에는 양자중력(보통 초끈이론을 염두에 두고 있다)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유효이론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양자중력이 낮은 energy scale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고 궁극적으로는 초끈 이론의 predictability가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양자장론에서 Wilsonian picture가 주는 인상과는 다르게, 양자중력에서 UV와 IR 영역 물리가 분리되지 않는 것 같다는 증거는 꽤 나오는 편이다.
Closed string에서 UV와 IR 사이의 동등성은 modular invariance와 연결이 되어 있다. Closed string의 1-loop correction은 torus위에서의 conformal field theory와 같고, 다른 식으로 표현되더라도 같은 torus는 같은 물리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modular invariance이다. 말하자면 상당히 특수한 형태의 diffeomorphism이고, 이것을 gauge invariance로 다루게 되면서 divergence 정도는 상당히 약해진다. Gauge redundancy로 인해서 나오는 무한대는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modular 변환 중 S-transformation은 다른 게 아니라 UV와 IR 사이를 연결해 주는 변환이다. Torus를 구분 짓는 parameter를 t라고 하면 t가 무한대인 영역에서는 무거운 string excitation들이 partition function 안에서 suppress 되기 때문에 여기서 나타나는 divergence는 가벼운 것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즉 IR divergence처럼 보인다. 하지만 S-transformation은 t를 -1/t로 보내는, 즉 무한대를 0으로 보내는 변환이고, 이 경우 나타나는 divergence는 무거운 string excitaiton들이 suppress 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UV divergece이다. 말하자면, 통상적인 양자장론과는 다르게, closed string의 1-loop partition function에서 나타나는 divergence가 UV인지 IR인지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서로 구분되는 torus들의 superposition을 취하는 동등한 방법은 무한대이고 (이게 gauge invriance의 특징이다) 그중 어떤 방법,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에서 적분을 하는지에 따라 UV로 보이기도 하고 IR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이 modular invariance는 초끈 이론에서 초대칭을 이야기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2차원 worldsheet 영역에서 초대칭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10차원 target space에서 초대칭이 존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데, 후자는 modular invariance에 의해 허용되는 형태 중 하나이다. 설령 초끈 scale에서 초대칭이 깨지는 등 target space에서 초대칭이 구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modular invariance는 상당히 특이한 방식으로 1-loop partition function을 유한하게 만들 수 있다. IR 관점에서 보면, 무한대는 tachyon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on-shell tachyon이 없는 modular invarinat closed string theory는 일단 무한대가 없다. 다른 divergence은 boson과 fermion 들 사이의 부호 차이로 인해 없어지는데, 초대칭처럼 level 마다 boson과 fermion 수가 같지 않더라도 상쇄는 여전히 일어난다. 한 level에서 boson이 있으면 다음 level에서는 더 많은 fermion이 있는데, 그 다음level에는 그보다 많은 boson들이 있는 식으로. 이것을 misaligned supersymmetry라고 하고, 1990년 D. Kutasov와 N. Seiberg에 의해 처음 인지된 이후
D. Kutasov, N. Seiberg,
Number of degrees of freedom, density of states and tachyons in string theory and CFT
Nucl.Phys.B 358 (1991) 600
https://inspirehep.net/literature/301050
K. Dienes 선생에 의해서 집중적으로 연구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K. R. Dienes
Modular invariance, finiteness, and misaligned supersymmetry: New constraints on the numbers of physical string states
Nucl.Phys.B 429 (1994) 533 hep-th/9402006
https://inspirehep.net/literature/371463
이외에도 관련된 논문을 많이 쓰셨다.
최근 이 misaligned supersymmetry가 나름 관심을 받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것 같다. 많은 swampland conjecture들이 Kaluza-Klein이나 string excitatin mode와 같은 tower of states들의 행동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면이 있고, UV/IR mixing과 같이 기존의 field theory에서 강조되지 않은 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 입자물리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되어 오던 naturalness 문제들이 양자 중력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나도 조금씩 관심을 두는 중이다. 다만, closed string은 상당히 유연성이 없는 감이 있다. Heterotic string의 경우 gauge coupling과 Planck 상수는 초끈의 길이와 여분 차원의 부피에 의해 상당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유효이론을 믿을만한 영역 즉 gauge coupling이든 string coupling이든 perturbation이 가능한 영역에서는 여분차원의 크기가 초끈의 길이 정도로 제한되다 보니, Planck scale도 초끈 길이 scale 정도로 고정된다. 그래서 swampland conjecture에서 상정하는 상황, 즉, Planck scale은 고정되어 있고 초끈 길이는 매우 긴 vacuum을 생각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이 문제는 open string을 고려하면서 해소되기는 한다. 모든 차원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중력과는 달리 gauge boson들은 D-brane 위에서만 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유효이론의 범주가 상당히 넓어지는 것이다. 사실 이게 역사적으로 90년대 후반 여분차원 크기가 큰 경우를 상정한 연구가 크게 붐을 일으킨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긴 한데 open string에서는 modular invariance 같이 UV와 IR사이를 연결하는 깔끔한 원리가 잘 보이는 것 같지 않다. 요새 관련된 논문이 몇몇 나온 상태이고, closed string과 마찬가지로 misalighed supersymmetry 같은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는 다소 애매한 것 같다. 좀 더 읽어보고 생각해 보기로.
초끈 excitation이 가지는 다소 특이한 면 중 하나는 질량이 커질 수록 해당 질량을 가지는 상태 수가 exponential 하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예전부터 그러니까 초끈이론 초반부부터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한 것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계속 field theory 영역, 즉 string scale 이하에서의 물리에 집중하다 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다가 요새 tower of states들의 행동에 관심이 가면서 조금씩 접하는 중이다. 아직 제대로 보지는 않고 있지만 정확한 상태 수 계산에 동원되는 수학이 나름 재미있는데, 여기에 관련된 분이 유명한 Hardy와 Ramanujan 선생 콤비다. Ramanujan 선생이야 말 그대로 '신내림'받은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시고.. 개인적으로는 Hardy 선생의 삶이 다소 인상적이다. 분명히 많은 추천서와 야심 있는 학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사셨을 터인데 당시 정말 연줄도 없던 Ramanujan 선생의 능력을 알아보고 같이 연구한 것도 상당히 비범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늙어서 머리 안 돌아가신다고 자살 기도하신 건.... 어떻게 보면 수학자가 더 이상 아닌 자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매우 심각하게 하셨던 결과일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공포감을 나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