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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7 논문
    카테고리 없음 2023. 12. 7. 12:59

    M.-S. Seo,

    Kaluza-Klein tower and bubble nucleation in six dimensional Einstein-Maxwell theory  

    2312.03184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731387


    이번 논문은 어떻게 보면 학생 시절 기억의 조각들에서 출발한 것이다. 일단 주제 중 하나인 bubble of nothing은 학부생 시절 졸업 논문 쓰다가 접한 것이고, 전체 이야기의 기반이 되는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는 대학원생 시절 처음 moduli stabilization을 접했을 때, 복잡해 보였던 기하학 (Klebanov-Strassler throat이라거나... 여타 Calabi-Yau manifold에 관한 기본 지식들)을 보기 전 전체적으로 무슨 상황인지를 알고 싶었는데, 그걸 설명하기 위한 toy model로 접했던 것이다. 그때 봤던 review가 
     
    F. Denef, M. R. Douglas, S. Kachru, 
    Physics of String Flux Compactifications
    Ann.Rev.Nucl.Part.Sci. 57 (2007) 119  hep-th/0701050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741903

    였다. 개인적으로 moduli stabilizaiton에 관심 있는 초심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논문이다. 결국 초끈이론이 근본적인 이론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면, 물리를 기술할 때 등장하는 각종 parameter들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그냥 실험에서 읽어내서 적으면 되는 양이 아니라 각종 양자역학적 효과가 어떻게 합쳐지길래 이런 값이 나올 수밖에 없는지를 이야기해 줘야 하는 것이다. 초끈이론에서는 보통 6개의 여분 차원들이 어느 정도 크기로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말려있는지가 4차원 이론의 parameter들의 크기와 형태를 설명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6차원 여분 차원 공간의 성질들은 모두 moduli라는 scalar들에 의하여 'dynamical 하게' 결정된다. 즉, 여분 차원의 곡률 ( Calabi-Yau라면 Ricci flat이겠지만...)이나 여기에 흐르는 gauge field 들의 flux들에 의하여 moduli가 모종의 potential들을 가지게 되고, 그 potential이 local minimum을 가지게 되면 그 지점에 moduli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다. 결국 그 local minimum에 moduli가 어떤 값들을 가지는지가 6차원 공간의 성질, 그리고 더 나아가 4차원 이론에 등장하는 parameter들의 크기 및 성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에서는 여분의 2차원이 가지는 곡률과 그 안에 흐르는 magnetic flux에 의하여 여분 2차원의 크기가 결정된다. 즉 radio stabilizaiton을 보겠다는 것이고, 이것은 초끈 이론에서 flux에 의해 moduli가 안정화될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상당히 간단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꽤 괜찮은 toy model인 것이다. 특히 metastable de Sitter를 구현할 때 필요한 uplift항은 6차원 우주상수가 양수로 주어지면 구현할 수 있다.  


     그래서 일단 논문에서 묻고 싶은 것은, 이렇게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가 moduli stabilization을 잘 기술한다면, 이를  최근 swampland conjecture들을 통해 이야기되는 각종 moduli stabilization에 대한 시비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조건을 필요로 하는지 등을 이야기하는데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것이다. 특히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KKLT나 large volume scenario와 같은 metastable de Sitter를 구현하는 모형이 정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는 것을 보아 왔던 입장에서, 구체적인 초끈 이론 혹은 기하학적인 면을 들여다보기 전에 좀 더 단순한 상황을 가지고 일단 어디를 어떻게 찔러볼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는 생각을 한 것이 논문을 쓰게 된 기본적인 동기이다.


     우선 de Sitter 공간의 안정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distance conjecture에서 시작하고 있고, 이전부터 계속 관련된 이야기를 논문으로 써 왔기 때문에 이게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좀 보고 싶었다. 그렇게 조사해 보다가 느낀것이라면, 나만 특이하게 느꼈을지 모르겠는데,  low energy effective field theory 하나만을 가지고 정말 그게 landscape에 있는지 아니면 swampland로 빠져버리는지, 즉 양자중력에 의해 허용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졌다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에서 radion을 안정화하려면 flux와 uplift 항의 관계가 꽤 중요하다. 그런데 둘 중 한쪽을 고정시키고 다른 쪽을 변화시키는 것, 즉 두 parameter들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취급하는 것과, 둘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결과를 주는 것 같다. 논문에서 다룬 바로는, flux와 uplift가 서로 반비례하는 관계로 설정할 경우, AdS swampland conjectrue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de Sitter 혹은 Anti de Sitter 공간에서 Minkowski 공간으로 가는 것이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이 경우 우주상수의 부호를 바꾸지도 못하고, flux가 아주 큰 (즉 uplift가 아주 작은 경우)  Kaluza-Klein mode들이 아주 가볍게 되기 때문에 4차원 유효이론을 믿을 수 없게 된다. Uplift가 처음부터 없고 flux만 있을 경우에는 Anti de Sitter만을 얻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flux가 크게 되면 우주상수의 크기가 작아짐과 동시에 Kaluza-Klein mode들 역시 가벼워져서, 마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사실 AdS distance conjecture는
     
    D. Lüst, E. Palti, C. Vafa,
    AdS and the Swampland
    Phys.Lett.B 797 (2019) 134867 1906.05225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1739631

    에서 제기된 문제니까 나름 꽤 오래된(?) 이야기이기는 한데, 내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올해부터이다. 우주론에 대한 응용보다 초끈이론에서 distance conjecture가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와중에 둘 사이의 접점이 되는 이 문제로 빠지게 된 것이다. 이 가설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아주 작은 우주상수가 암시하는 것이, 우리 우주가 양자중력적으로 허용되는 landscape의 거의 끄트머리에 있다는 것이다. 이걸 distance conjecture를 가지고 뒷받침을 하려는 것이라서, 우주 상수가 작다면 그것에 맞춰서 Kaluza-Klein이든 string excitaiton이든 모종의 'tower of states'들이 가벼워지게 되고, 이보다 우주상수가 더 작다면 더 이상 4차원 이론 혹은 점입자로 기술되는 이론이 아주 낮은 energy scale에서조차 통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 가설이 예측하는 것 중 하나는 여분 차원은 의외로 커서 우리가 조금 시간만 지나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가 90년대 말 

    N. Alkani-Hamed, S. Dimopoulos, G. Dvali
    The Hierarchy problem and new dimensions at a millimeter
    Phys.Lett.B 429 (1998) 263 hep-ph/9803315 [hep-p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468052

    에 의해 제안된 이후 (저자 이름 이니셜을 따서 ADD 모형이라고들 한다) 아주 크게 유행한 일이 있다. 비교하자면, 일단 motivation은 완전 다르다. ADD 모형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electroweak scale이 Planck scale에 비해 아주 작은 게 양자역학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소위 위계문제 (hierarchy problem)을 풀기 위한 것으로, 양자중력을 직접 건드는 것은 아니다. 그렇긴 한데 좀 더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보면 모종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면이 있다. 모슨 소리냐면, 여분차원의 크기가 클수록 전체 차원의 Planck mass 즉 보다 '근원적인' 중력 energy scale은 4차원 Planck mass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는 것이 요지인데, distance conjecture의 관점에서 보면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즉, 여분 차원의 크기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Kaluza-Klein mode들이 가벼워진다는 것이고, 그렇게 낮은 energy에 존재하는 입자들이 많아진다면 이들에 universal 하게 couple 하는 중력은 그만큼 세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loop 안에 들어가는 중력에 의한 보정은 (입자의 개수)/(4차원 Planck mass)^2에 비례해서 입자 개수가 많아지면 loop 보정에 들어가는 중력의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일상에서 느끼고 있는 '중력이 무시할 정도로 작은' 유효이론의 cutoff은 Kaluza-Klein mode들이 가벼워질수록 낮아진다. 즉 그 이상 scale로 가면 중력은 아주 강한 효과를 줘서 black hole 등이 loop에 등장하는 효과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cutoff을 species scale이라고 부르고 G. Dvali 선생이 주도적으로 이야기한 이래 distance conjecture와 관련해서 꽤 많은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나도 논문에서 distance conjecture를 다룰 적에 쏠쏠하게 써먹기도 했고. 그런데 그렇게 species scale을 구하면 딱 여분차원까지 고려한 전체 차원의 Planck 질량과 같다. (자세한 이야기는

     A. Castellano, A. Herráez, L. E. Ibáñez,
    The emergence proposal in quantum gravity and the species scale
    JHEP 06 (2023) 047 2212.03908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612938

    참조) 그러니까, 보다 근본적인 중력 scale 이상으로 가면 중력의 강한 효과를 느끼게 된다는, 적어도 정성적으로는 꽤 그럴듯한 결론이 나오게 된다. 사실 원래 이 논문 쓰기 전 이쪽과 관련해서 특히 CKN bound와 엮어서 더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이미 Ibáñez 선생이 충분히 이야기하셔서...-_-ㅋ


     어쨌든, 같은 값의 flux와 uplift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즉 이들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취급하는지, 아니면 모종의 연결점이 있다고 취급하는지에 따라 AdS distance cojecture의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이 다소 인상적이었다. 후자라면 conjecture가 적용되지만 전자인 경우는 de Sitter와 Minkowski, Anti de Sitter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논문의 두 번째 부분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번째 부분에서 주목한 것은 bubble of nothing이다.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가 가지는 또 다른 중요한 면 중 하나는, 서로 다른 vacuum 사이에 magnetic flux를 가지는 brane이 존재하면, 이것이 두 vacuum들을 연결하는 tunnelling solution을 준다는 것이다. 

     J. J. Blanco-Pillado, D. Schwartz-Perlov, A. Vilenkin,
     Quantum Tunneling in Flux Compactifications
    JCAP 12 (2009) 006 0904.3106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818376

    참조. 이들 중, uplift가 0이고 flux 역시 0이라면, potential은 radion이 0인 곳에서 음의 무한대로 훅 꺼지는 형태가 되는데, 이걸 radion이 0에서 안정화되고 우주상수가 음의 무한대인 Anti de Sitter로 볼 수도 있지만,  

    A. R. Brown, A. Dahlen
    On 'nothing' as an infinitely negatively curved spacetime
    Phys.Rev.D 85 (2012) 104026 1111.0301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944123

    에서는 이걸을 공간 자체가 정의되지 않는 '무'(無 :nothing)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여담 하나:  이 논문이 어떤 면에서는 physical review 학술지의 보수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원래 arXiv에 올라온 제목은 아주 간단하게 "On 'nothing'"이다..ㅋ 아마 편집자 측에서 바꾸라고 조언하지 않았을까...) 두 이야기를 조합하면, 무(nothing)인 bubble, 즉 우주상수가 음의 무한대인 bubble은 Witten 선생이 이야기했던 bubble of nothing이라고 할 수 있다. 

    E. Witten, 
    Instability of the Kaluza-Klein Vacuum
     Nucl.Phys.B 195 (1982) 481
    https://inspirehep.net/literature/10780

    요 몇 달 사이 bubble of nothing에 대한 논문들이 자꾸 튀어나와서 주목하고 있던 터였기에 Brown-Dahlen의 제안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와 엮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고. Bubble of nothing이 이렇게 이야기되는 것도 swampland와 관련이 있는데, cobordism conjecture

    J. McNamara and C. Vafa
    Cobordism Classes and the Swampland
    1909.10355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1755441

    때문이다. 괜찮은 review는


    D. Andriot, N. Carqueville, N. Cribiori
    Looking for structure in the cobordism conjecture
    SciPost Phys. 13 (2022) 3, 071 2204.00021 [hep-th]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061442

    참조. 이 가설이 왜 나왔는지를 간단히 이야기하면, global symmetry가 중력에 의하여 깨지는 것을 설명하는 다른 방식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가설에 의하면, 양자 중력이 허용하는 compact manifold는 nothing과 cobordant 하다고 한다. 즉, 공간의 위상을 변하지 않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nothing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Black hole 내부라는 compact 한 공간을 예로 들어보면 이게 nothing이 된다는 것은 black hole내부의 사라짐, 즉 black hole의 완전한 증발을 이야기한다. global symmetry가 보존된다면, global charge를 가지는 black hole이 완전히 증발한다는 것은 정보의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여분 차원에 이를 적용하면 자연스럽게 nothing이 되어야 할 것인데,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과 엮어서 생각해 보니까 좀 재미있었던 것 같다. 만약 metastable de Sitter vacuum이 Minkowski로 내려오는 것이 막혀서 Anti de Sitter로 내려가지 못한다면 무한대의 Anti de Sitter인 nothing으로 못 간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cobordism conjecture 입장에서는 de Sitter가 양자중력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니면 이게 cobordism conjecture의 반례가 되거나) 6차원 Einstein-Maxwell theory의 경우 이런 일은 안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Brane은 flux만을 변화시키지 uplift는 그대로 놓아두는데, 이 경우 de Sitter에서 anti de Sitter로 가는 것에 별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AdS distance conjecture가 적용되는 경우라면 일단 우주상수의 부호가 바뀔 일이 없고, Minkowski vacuum으로 갈수록 Kaluza-Klein mode들이 낮아져서 4차원 이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 상황이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이번 논문은 꽤나 정신 없이 쓴 것 같다. 일단 이거 논문 써야겠다고 결정한 시점이 학생들 실습으로 생긴 작은 방학이 끝나기 거의 직전이었고... 이것저것 계산할 건 많고 그림 일일이 그려야 되고 논문 볼 건 많은데 수업은 해야 되고 학기말이라고 이것저것 일들은 생기지, arXiv에는 계속 bubble of nothing 관련된 논문들이 나오지... 이번 논문이 좀 유난히 몰려서 쓴 느낌이 있기는 하다. 실은 1월 정도까지 좀 더 느긋하게 쓰고 싶었는데 일정 및 arXiv의 상황에 의해 어느 정도 강제종료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디 심히 틀린 소리 하지는 않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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