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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Sitter에서의 질량카테고리 없음 2023. 8. 3. 17:39
기본 입자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 중 하나가 '질량'이다. 이게 당연한 것 같지만 생각보다 당연하지 않은 것이, 질량이 입자의 특성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특수상대론적인 관점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좀 더 부연하자면, 특수상대론에서의 시공간 대칭성(isometry)인 Poincare group (Lorentz + translations)을 생각해 볼 때, 모든 generator들과 commute한, 즉 어떤 관성계에서 보더라도 같은 입자를 보면 일치할 수밖에 없는 물리량이 그 입자의 '특성'을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일 것이다. 그 물리량을 eigenvalue로 가지는 operator가 Casimir operator로, Poincare group 같은 경우는 운동량의 길이, 즉 '질량'과 Pauli-Lubanski vector의 길이, 즉 'spin 각운동량'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입자를 이야기할 때 일단 질량이 얼마고 spin이 얼마인 물질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굽어진 시공간으로 가면 이야기가 좀 복잡해진다. 그곳에서 isometry가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다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isometry generator들의 Casimir operator가 질량이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Isometry가 많은 de Sitter(dS)나 anti-de Sitter(AdS)도 사실 마찬가지이다. de Sitter 같은 경우 이것 때문에 생기는 특이한 현상이 있는데, Higuchi bound
A. Higuchi, Nucl.Phys.B 282 (1987) 397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28338
라는 것으로, de Sitter에서 spin-2인 입자는 질량이 없거나 질량이 2^{1/2} H (H: Hubble parameter 즉 1/(horizon radius))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 spin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 논문이 두 번 정도 크게 관심을 끈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2000대 초반 AdS/CFT가 나오면서 dS 혹은 AdS와 같은 공간에서 정의되는 입자들의 성질에 대해 정리할 필요성이 생겼을 때이다. 그다음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들과 대응되는 CFT operator를 찾는 과정이 될 것이고. 여기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신 분이 S. Deser와 A. Waldron 선생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최근. de Sitter의 불안정성을 distance conjecture와 연결 짓다 보면, H값이 작아질 때 자연스럽게 질량이 작아지는 입자 (특히 tower를 이루는 입자들)가 있어서 이들이 없다고 생각하고 만든 유효이론이 무효화될 가능성을 따지게 되는데, 질량의 하한값과 H값이 서로 비례하는 Higuchi bound를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이야기하면 swampland 이야기 나오기 직전 de Sitter에서의 correlation function을 CFT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그 와중에 섭동론적 우주론 (cosmological perturbatio theory)의 correlation function을 이야기할 때 강조된 바 있다. 잘 알려진 review 중 하나인
D. Baumann, 1807.03098
https://inspirehep.net/literature/1681558
에도 관련 언급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건 이 분이 이전에 참여했던 논문에 있는 것을 긁어온 것이다.
그래서 관련된 논문이 간간이 나왔는데, 그다지 관심이 가지는 않다가 저번달 SUSY 학회에 가서 관련된 질문을 받은 김에 좀 더 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Higuchi 선생 논문을 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일단 이 논문은 spin-2에 국한되어 있어서 다른 spin에서는 어떻게 질량의 bound가 주어질지 궁금했고, 무엇보다 Higuchi 혹은 Deser/Waldron에서 볼 수 있는 파동함수적인 접근 방법보다 group theory에 기반한 접근 방법으로 이해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좀 더 찾아보기로 했다. Deser/Waldron 논문들 보다가 그냥 턱 하고 결과 던져놓은 것이 영 껄적지근하기도 했고. 예를 들어, de Sitter의 quadratic Casimir는 Laplacian과 관련이 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데, 그 차이는 spin과 관련이 있다. 그 식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de Sitter 공간을 이루는 각 점을 특정하려면 굳이 de Sitter isometry를 모두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연동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de Sitter 공간은 '특정 점'을 de Sitter isometry인 SO(1,4)로 변환한 점들의 집합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isometry 중에는 '특정 점'을 변환시키지 않는 SO(1,3) subgroup이 있고, 실제 Quadratic Casimir와 Laplacian의 차이는 이 SO(1,3) subgroup의 Quadratic Casimir에 해당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K. Pilch, A. N. Schellekens, J.Math.Phys. 25 (1984) 3455
https://inspirehep.net/literature/14742
일단 de Sitter isometry인 SO(1,4)는 더 높은 차원에서의 Lorentz group이기 때문에 4차원 Lorentz group SO(1,3)과 마찬가지로 quadratic Casimir와 quartic Casimir를 정의할 수 있다. 이 둘은 4차원에서 각각 질량과 spin에 해당하는 것이겠지만 여기서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일종의 conformal group이라서 Poincare group뿐만 아니라 dilatation과 general conformal transformation도 합쳐져 있다. 그리고 이 대칭성은 '3차원 공간'에 대한 maximal symmetry이기 때문에 3차원 좌표의 변환에 해당한다. 즉 SO(1,3) subgroup이라고 해도 그 안에 회전은 포함되어 있지만 4차원 boost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더라도 수학적으로 다루는 방법은 같고, 나머지 grerator들은 SO(1,3) generator eigenvalue들을 올리고 내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무튼 이걸 다 고려하면 irreducible representation은 좀 많이 복잡하고 여러 가능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건 아주 옛날에 다 되어 있는 상태다.
J. Dixmier, Bull.Soc.Math.Fr. 89 (1961) 9
http://www.numdam.org/item/?id=BSMF_1961__89__9_0
프랑스가 괜히 수학강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이 프랑스 학술지 논문은 불어로 쓰여있다. 그래도 식 따라가면 얼추 무슨 소리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같은 것을 대하는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좀 흥미롭다. 일단 raising/lowering 연산자를 다룰 때 표현 방식이 좀 달라서 처음에는 생소하거나 이걸 이런 식으로 쓰나? 싶을 수도 있다. 처음 group theory를 물리에 도입했던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이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좀 더 물리학자 친화적으로 결과들이 잘 정리된 review가
M. Enayati, J.-P. Gazeau, H. Pejhan, A. Wang 2201.11457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020596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모든 SO(1,4) represenration들이 de Sitter에서 가능한 상태들은 아니고, H가 0인 limit에서 (단순히 우주상수가 0인 극한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주 local하게 들어갈 때 local Lorentz invariance가 있으니까 이것과도 맞춰 줄 필요가 있다.) flat spacetime behavoir들이 잘 보이는 것들만 고를 필요가 있다. 이걸 Poincare contraction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게 가능한 representation들을 고르고 이들의 quadratic/quartic Casimir를 구하는 게임을 하면 de Sitter에서 물리적으로 의미 있는 양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quadratic Casimir는 Laplacian의 eigenvalue들과 연동되기 때문에 질량을 이야기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dS/CFT correspondence 같은 것이 있다면 그 eigenvaluie는 conformal dimension등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게 된다. 사실 이건 AdS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어 AdS/CFT 이야기할 때 나오는 것 같다. 그러면 de Sitter에서의 질량을 dS에서의 quadratic Casimir로 정의할 수 있느냐.. 이건 사실 어떤 조건을 집어넣어야 물리적으로 의미 있는 질량인지와 관련이 있다. 특히 de Sitter 관점에서 질량이 0인 것 중 Minkowski에서 질량이 0인 것을 찾을 수 있고 질량^2이 양수인 조건을 요구해서 정의된 질량이 있는데, 이게 Garidi mass이다.
T. Garidi hep-th/0309104
https://inspirehep.net/literature/627867
이건 Deser/Waldron의 논문에서 이야기된 '질량'과 얼추 일치하는 정의이기도 하다.
이렇게 뒤져본 감상을 이야기하면... de Sitter에서 가능한 representation들이 spin에 따라 어떻게 주어지는지.. 등등을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질량'이 H및 spin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group theory 관점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Higuchi bound같은 질량의 bound가 보다 일반적인 spin에서 어떻게 주어지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고. 중요한 것은 '질량'은 전체적으로 H에 비례하기 때문에, H가 0인 극한으로 가게 되면 많은 상태들이 매우 가볍게 된다는 점이고, 이게 de Sitter swampland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와닿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번에 살펴보려는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긴 한데, 좀 특이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나름 중요한 이야기인데 그냥 이전 논문에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찜찜하기도 하다. 이게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 어떤 식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이왕 관심이 생긴 김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