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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영국 있을 때 온 논문 referee report 처리하고 몇 가지 잡일까지 하고 나니까 훌쩍 지나갔다. Referee report는 처음에는 길어서 곤란하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골 아픈 일들은 아닌 것 같지만... referee도 그렇게 봐줄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기다려 보기로 하고...
이번달에 참석했던 두 학회에서 들은 것 중에 몇 가지는 관심이 가서 하나씩 해 보기로 했다. 일단 하나 골라 시작했긴 했는데 계산량이 많아서 시간이 홀랑 가 버린다. 이게 사실 학회에서 처음 봤다기보다는 이전부터 조금씩 눈에 띄던 것이었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인데 이제 좀 해 볼 마음이 생긴 것에 가깝기는 하다. 일단 이걸 이용해서 알아보고 싶은 것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게 어떤 결과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을까 싶어서...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내 역할과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역할 사이에 충돌이 생길 때가 꽤 많이 생긴다. 보통은 그렇거니 하고 넘어가지만 가끔 그게 사람을 많이 괴롭히기도 하는데... 보통은 쿨하게 남들이 뭐라고 하건 신경 안 쓰면 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어떨 때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조차도 '그런 말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그게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그렇게 말을 해도 그게 인생에 큰 문제가 안될 정도로 형편 좋은 상황 이거나... 분명한 건 나는 둘 중 하나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것이고 그래서 마음 한 구석에 가시방석 하나를 안고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라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나에게 물리는 그럴 때 나름 마음에 안식을 주는 존재가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래서 연구하는데 드는 시간은 웬만하면 더 줄이고 싶지 않긴 한데... 음... 그냥 먹고사는데 지장 없으면 아무도 나 모르는 곳에 떨어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는 것과 주변의 아무도 나를 모른다는 것이 양립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속 좋은 공상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