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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가는 것을 보고 실화냐.. 하는 느낌이 들었다. 연구 쪽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상당히 금쪽같은지라, 뭔가 많이 하긴 했어도 지나가는 것이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논문은 대충 1/3 정도 진행시킨 것 같은데 서둘러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10월 초에 끝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간단해서 오래 끌 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초끈 쪽을 아주 잘 알지는 못해도 좀 뒤져봐야지 한 달 뒤에 머나먼 곳에 있는 초끈 연구실 방문해도 면무식은 할게 아닌가... 굳이 초끈이 아니라고 해도 방문할 때 이야기할 거리를 정리할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Cotler-Ivo-Maldacena 논문 읽을 때 좀 헷갈렸던 것이, 이분들 논문에서 재규격화 scale '지점'과 지점 사이의 '구간'을 좀 혼동되게 써 놓았다. 전체 재규격화 구간과 중간 구간을 같은 문자로 쓴건 덤이고.. 논문 쓰면서 한참 삽질을 하는 와중에 상황을 좀 더 잘 파악하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표기법을 구분해서 쓰긴 했지만 Cotler-Ivo-Maldacena 논문에서 아주 벗어나지 않게 쓰려다 보니 좀 마음에 안 든다. 엎어버리고 내가 알아서 정의하는 것이 나으려나... 어쨌건 이번에 뜻하지 않게 random walk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결국 inflation을 다룰 때 horizon 바깥으로 나간 curvature perturbation mode들은 mixed state로 기술되어 고전적인 시간의 요동으로 행동하게 되고, 이게 정확하게 random walk로 기술되는지라.. 보통 처음 random walk를 다룰 때는 (Reif 통계역학책 1장에 나오듯이) step 구간 크기가 바로 variance가 되어서 일정한 값으로 주어지는 가장 단순한 상황을 다루지만, 이번에는 scale invariance 덕택에 variance 역시 요동하는 변수 자체에 의존한다. 덕분에 Gaussian 적분의 변형에 해당하는 특이한 적분을 계산하게 되었는데, 막 어렵지는 않다. (=시험 내기 딱 좋다...-_-ㅋ)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상황은 좀 더 복잡해서 확률분포를 직접 구하기는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보통 Starobinsky 선생이 inflation 당시 요동의 stochastic 한 행동을 분석하는 방법을 정립한 뒤로 표준적인 Fokker-Planck 방정식을 푸는 것이 정석이 되었는데, 어찌저찌 하니 굳이 풀지 않아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더라.. 이번 논문은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Fokker-Planck 방정식과같은 random walk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이야기는 Reif 책 뒤에 있고 논문 쓰면서 들여다보게 되었지만, 학부 때 자세히 보지 못한 게 좀 아쉽다. 그 당시에는 또 그 당시에 우선순위를 두고 할 일이 많아서 밀린 것이긴 하지만... Reif 책은 꽤 compact 하게 아주 많은 이야기가 자세하게 들어있다 보니 그쪽 전공을 할 요량이 아니라면 제대로 완주하는 것이 쉽지 않긴 하다. 그래도 덕분에 entropy를 통계 역학의 언어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Reif 이 분은 Berkeley series 통계역학책도 쓰셨는데, Berkeley series 특징이긴 하지만 엄청 많은 그림을 넣어서 입문자에게도 단순히 열역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계역학의 기본을 이해하게 만들려는 의지가 많이 보인다. 서울대에 내가 학부 입학하기 직전에 이미 은퇴하셨지만, 이구철 교수님이라고 계셨는데, 이 분 홈페이지가 남아 있어서 여러 재미있는 것들을 볼 수 있었다. java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이나 수치 분석을 많이 올리셨는데, 열역학 과정에 표준적으로 entropy를 정의했던 Clausius의 방식이 사실 제대로 된 것이라기보다는 주먹구구인 면이 있고, 결국 제대로 된 개념은 Boltzmann 선생의 통계역학으로 가야 이해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하시면서 주사위 던지기 시뮬레이션으로 entropy를 설명하는 것을 올리셨던 것을 본 기억이 난다. ( http://chris.kias.re.kr/lectures_in_inha/lec-2001-1/eduthermal/kclee/dice/default.htm )
Stochastic inflation이라고 하니 생각나는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아주 오래 전인 2013년 Starobinsky 선생을 직접 보았던 기억이 난다. 이화여대에서 한 학회였고, 이분 65세 생일 기념+ 당시 조지 스무트 선생을 초빙해서 진행했던 모종의 프로그램이 이듬해 끝나는 상황에서 마무리하는 것을 겸했던 행사였을 것이다. 문제는 내 영어 막귀와 이분 특유의 발음+건강 상태까지 겹쳐서 이야기를 알아듣기 힘들었다는 건데.. 여담이지만 알던 영국인에게 물어봤더니 이 친구도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한다.. 여하간 그때 잘 못 알아들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슬라이드는 내용이 꽤 충실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eternal inflation을 비롯한 우주론의 여러 문제들에 관심이 많이 갈 줄은 잘 몰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