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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lation의 기술...카테고리 없음 2026. 7. 24. 15:00
며칠 동안 논문 수정 때문에 신경 쓰다가 이제 다시 제출하고 늘어진 상태. 요새 특히 그런 것 같은데 arXiv에 초본 제출할 때나 논문 revision 제출할 때나 일단 논문을 어딘가 '제출' 하면 힘이 쑥 빠지고 좀 몽롱한 느낌이 된다. 혼자 논문 쓰는 게 보통인 탓에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을 많이 쓰게 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논문 쓸 때나 referee에게 답하면서 논문을 고칠 때나 확실히 배우는 게 많아서 괜찮은 것 같다. 여유만 좀 더 있으면 좋을텐데....-_-
입자물리에서 벗어나 de Sitter와 같은 가속팽창하는 우주를 계속 소재로 삼아 오면서 이것 저것 보아 왔는데, 거의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낯선 것이나 아직 제대로 몰랐던 것들이 계속 나온다. 혹은 hand waving으로 그런 거겠지.. 하다가 막상 체계적으로 다루려다 보면 뭔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괜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라면 두 가지가 있다.
한가지는 inflation과 같은 경우 시공간이 정확한 de Sitter가 아니라 약간 변형된 quasi-de Sitter이고, 이때 나타나는 차이는 정확하게 질량이 정확히 0인 gauge boson과 아주 질량이 작을지만 0은 분명히 아닌 gauge boson의 차이와 같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 점에 주목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inflaton의 fluctuation이 그냥 de Sitter라는 background에 얹혀 있는, 그래서 Minkowski space에서의 양자장론을 다룰 때와 비슷하게 다룰 수 있는 것으로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근사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실제 일어나는 현상은 inflaton의 요동과 'metric spatial part의 trace'의 요동이 합쳐져서 물리적으로 되는, 일종의 Higgs (혹은 St\"uckelberg) mechanism이라는 것이다. 이게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합쳐지는 방식이 diffeomorphism이라는, 중력의 gauge invariance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중력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dynamical 한 object라는, 일반상대론의 중요한 이야기를 상기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다른 이야기로 하면, 이 요동의 조합 (Mukhanov-Sasaki variable이라고도 하고, 혹은 curvature perturbation이라고도 한다)은 사실 시간의 요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야 명확하다. 완벽한 de Sitter에서 scalar의 classical solution은 그냥 상수이지만, quasi-de Sitter에서는 시간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 scalar의 classical solution은 '시계'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니 scalar의 요동은 시간의 요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시간의 요동은 시공간의 구조인 metric에 반영되어야 한다. 아까 metric spatial part의 trace 이야기를 했는데, FRW metric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으로, scale factor가 de Sittet에서 e^{Ht}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게 시간의 요동과 연결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둘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냐... 여기에 대한 대답이 gauge invariant 한 조합이라는 것이다. 이게 정확히 C. Rovelli 선생이 이야기하셨던 relational observable과 연결된다. 중력에서 시간은 이미 존재하는 뭔가가 아니라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공간의 구조가 정해지면서 나타나는 것이라서, 시간은 기준이 되는 뭔가(시계 : scalar의 classical solution라거나..)와의 상대적인 관계를 통해 정의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Metric를 단순히 배경으로 본다면 계산은 되고 정성적인 설명도 있으니 잘 깨닫기 힘든 것이다. 정확한 de Sitter 공간이라면 어떤 시간대에서 보건, 세상은 완전히 똑같다. 다시 말해서 시공간 dynamics 안에 시계 역할을 할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de Sitter를 정확히 기술하려면, 일단 시계 역할을 하는 뭔가를 집어넣지 않으면 안 되고, 그게 바로 물리를 기술하는 관찰자(observer)라는 이야기가 꽤 설득력 있게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상당히 중요한 차이를 준다. 정확한 de Sitter에서 observer와의 관계를 통해 시간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국 각 점과 observer를 연결하는 Wilson line을 통해 gauge invariant 한 언어로 이야기해야 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중력은 근본적으로 local 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de Sitter 특유의 대칭성 (isometry)이 깨지면, 즉 quasi-de Sitter의 경우라면, 시간이 local field를 통해 정의되기 때문에 local 한 기술이 가능하다. 최근 내가 주목한 것은 많은 논문에서 이 점을 간과하다 보니 설명이 붕 뜨더라는 것이고, 그래서 관련된 논문을 좀 쓰게 된 것이다.
두번째는 (quasi-) de Sitter를 다룰 때 어떤 좌표계에서 이야기하는지를 좀 명확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주론 입장에서는 cosmological principle, 즉 공간의 균일성(homogeneity)과 등방성(isotropy)을 드러내기 위해 flat coordinates를 쓴다. 이건 팽창하는 시공간 안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자유낙하하는 관찰자 입장에서 본 것과 같다. 앞서 그냥 시간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 시간은 모두 이 flat coordinates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반면, 열역학적인 성질을 이해하려면 horizon의 크기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게 보이는 좌표계를 설정하는 것이 편하다. 이게 static coordinates인데, black hole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black hole에 빠지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는 (그러려면 계속 black hole을 빠져나가려는 가속을 스스로 해줘야 한다) 관찰자와 같다. (그리고 black hole의 열역학이 정확히 이 관찰자가 기술하는 black hole이다) 다시 말해서 우주가 팽창하더라도 팽창과 반대되는 크기와 방향으로 계속 이동해서 원래 자리에 계속 있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 관찰자가 de Sitter를 기술하는 방식은 Schwarzschild metric과 매우 유사하다. ds^2=-(1-H^2r^2)dt^2+dr^2/(1-H^2r^2)+... 이렇게 주어지는데, 여기서 Hr을 v라고 생각하면, ds^2=-(1-v^2)dt^2+dr^2/(1-v^2)+... 이런 식으로 되어서 시간지연과 길이(역) 수축이 동시에 기술되는 형태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v=Hr이 다름 아닌 Hubble 법칙이다. 여기서의 시간은 metric 성분 안에 등장하지 않는다. 즉, 이 시간이 변한다고 metric이 변하는 것이 아닌, 즉 시공간이 똑같이 보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static coordinates에서의 시간을 병진이동시키는 변환은 시공간의 대칭 변환 즉 isometry라는 것. 그래서 시공간의 대칭성이 아주 잘 보이는 좌표계이다.
이 두 좌표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보통 de sitter에서의 양자역학적 상태를 다룰 때 Bunch-Davies vauum을 이야기한다. 전체 시공간의 한 상태지만, 이건 관찰자의 상태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Static coordinates 입장에서 보면 이 상태가 de Sitter의 isometry들에 대해 불변하는 대칭적인 상태라는 점이 중요하다. 일단 static coordinate time에 대한 Hamiltonian (즉 translation generator)에 대해서는 어떤 static time에 대해서도 붕괴한다. 아주 정적인 (static) 진공 상태처럼 보이는 것이다. 반면, flat coordinates 입장에서 보면, 이 상태는 처음에만 vacuum이다. Inflation의 경우에 대입해 보면 (정확히는 Bunch-Davies vacuum이 약간 변형된 상태겠지만 그 효과는 적다고 하면...) 초기에는 vacuum 처럼 행동해서, 아무 입자도 생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flat coordinate time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점점 시간(flat coorindates에서의 시간이다)이 지남에 따라 입자들이 자꾸 생긴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상태는 어떤 FRW mettric 형태의 시공간에서 정의할 수 있다. Adiabatic vacuum이라고 해서,
L. Parker,
Quantized fields and particle creation in expanding universes. 1.
Phys.Rev. 183 (1969) 1057
https://inspirehep.net/literature/55157
에서 처음 나온 개념인데, (친절한 정리는 S. A. Fulling, Aspects of quantum field theory in curved space-time 7장에 있음...) 특정 순간에는 입자가 없는 진공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러 입자가 돌아다니는 상태로 보이는 것이다. 그 진공으로 보이는 순간에는 이 상태는 Minkowski vacuum과 매우 흡사하게 보인다 (local 하게 Minkowski vacuum 처럼 보이는 이런 상태를 Hadamard state라고들 이야기한다. 즉 adiabatic vauum은 Hadamard state의 한 예이다.) 그리고 우리가 inflaton의 fluctuation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Bunch-Davies vacuum이 여러 입자들의 상태로 보일 때에는 flat coordinate time을 translation 시키는 Hamiltonian의 eigenstate 조차 아님을 의미한다. 즉, vacuum인 순간에만 Hamiltonian의 eigenstate (vacuum도 일단 eigenstate니까..)이고, 점점 fluctuation이 시간에 따라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건 사실 inflaton이 potential을 따라 내려가는 slow-roll을 생각하면 쉽다. 시간이 지나면서 inflaton은 점점 내려가고, energy density 역시 줄어든다. 그런데 양자 요동에 의해서 inflaton의 potential 위에서의 위치가 한 곳에 고정되지 못하고 확률 분포를 보이게 되면, 이건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1) inflaton의 변화가 시간을 이야기해 주기 때문에 이건 시간의 요동이다. 2) Energy density가 변하는 정도가 요동하는 것이라서, Hamiltonian의 요동과 연동된다. 사실, 이 요동이 관찰 가능한 것은, 단순한 양자요동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고전역학적으로 물질의 분포가 균일하지 않게 만드는 요동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우주배경복사에서 전체적으로 온도는 2.7K 정도이고, 오차 delta T/(2.7 K) 값은 10^{-5} 정도로 작지만, 일단 온도의 요동이 있고, 이게 보통 우주배경복사 이야기를 할 때 보여주는 알록달록한 우주 그림이다. 여기서 온도가 높은 곳은 다른 곳에 비해 가속이 덜하고 물질들이 뭉쳐 있는 곳이다. 온다가 낮은 곳은 반대고. 이렇게 고전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horizon의 존재로 잘 설명할 수 있다. Inflaton (정확히는 curvature perturbation)의 진동 mode들을 생각할 때 이것의 파장이 horizon 길이보다 커지면, 이 상태들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horizon보다 짧은 파장을 가지는 mode들을 적분해버리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mixed state로 기술되기 때문에, 고전적인 파동 분포로 해석되게 된다. Decoherence가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mixed state라고 해도 결국 (고전적인 것에 가깝긴 하지만) '확률' 분포를 얻은 것이라서, 좀 애매할 수 있다. 어쨌건 확률 분포를 확인하려면 똑같은 상태 여러 개 (ensemble)를 준비해야 하는데, 우주는 하나밖에 없고, 다른 우주를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가능하면 좋겠지만...). 여기서 우주의 등방성가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주배경복사의 온도 요동을 spherical harmonics (즉 |l, m> 상태)로 분해해 보면, 등방성 즉 회전대칭성이 좋은 근사일 때 (delta T/(2.7 K) 값이 10^{-5} 밖에 안되니 딱 잘 적용된다) l이 같으면 m 값(-l부터 l까지 1씩 증가하는...)과 상관없이 같은 물리로 기술되어야 하기 때문에, 같은 l을 가지는 m 값에 대한 값들을 보는 것이 확률 분포를 보는 것과 같다고 여기는 것이다.
여하간, 우주배경복사는 일단은 기본적인 우주의 온도분포지만, 우리가 cosmological principle을 좋은 근사로 받아들이고, inflation 시기에 decoherence가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온도 값의 fluctuation은 사실 시간의 fluctuation을 보는 것이다. 이게 점점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