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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1 논문

dnrnf1 2023. 9. 11. 15:31

M.-S. Seo, Bounds on tower mass scales in the presence of throats of different warping

2309.04102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695426


 이번 논문은 3월에 쓴 논문의 뒷 이야기에 해당한다. 그때 쓴 논문 (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644205 ) 이 어떻게 관심을 끌었는지 전혀 인연이 없던 곳으로부터 초청받아 세미나도 했는데, 이왕 발표 자료 만든 김에 7월 SUSY 2023 학회에서도 발표를 했다. 그때 E. Palti 선생이 질문을 하나 한 것이 이 논문의 시작이다. 

 그 질문이 어떻게 논문이 되었느냐면.. 일단 기본적으로 내 관심사는 최근 swampland conjecture등을 통하여 이야기된 de Sitter 공간은 양자중력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이다. 이 가설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가설인 distance conjecture이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좀 더 살펴보면 초끈이론에서는 유효이론의 다양한 parameter 값을 단순히 실험에서 얻어진 값이라고 퉁치는 것이 아니라, 그 값이 어떻게 얻어지는지를 dynamical 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래서, moduli라고 불리는 scalar들이 안정화되면서 가지는 vacuum expectation value(VEV)들이 parameter 값을 결정한다고 본다. 그런데, VEV들이 아무 값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양자중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범위가 존재하고, 이 범위를 landscape, 그 바깥(즉 양자중력에 의하여 허용되지 않는 parameter값들의 모임)을 swampland(늪지대...)라고 부른다. 그러면 그 경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swampland로 빠지느냐.. 사실, moduli VEV값들에 의하여 정해지는 물리량들 중에는 너무 무거워서 낮은 energy에서의 유효이론에 존재하지 않는 입자들의 질량들도 있다. 그리고 초끈이론의 경험에 의하면 이들 입자는 보통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입자들이 tower를 만든다. 예를 들어 여분차원이 존재할 경우, 그 크기에 의하여 Kaluza-Klein (KK) mode들이 존재하고, 이들의 질량은 단위 질량의 정수배가 되는데, 이것을 KK mode들의 tower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초끈의 길이가 정해지면 초끈 진동 mode들의 질량은 초끈 길이 역수의 정수배가 되어 마찬가지로 tower를 이룬다. Distance conjecture에서는 landscape안에 있던 parameter값들을 조금씩 변화시켜 swampland와의 경계로 가져가게 되면 moduli VEV 값 중 유효이론에 없던 tower of state들의 질량이 급격히 낮아지고, 결국 유효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는 주장을 한다. 예를 들어 4차원 장론에 맞게 유효이론을 만들었는데, KK mode들의 질량이 낮아지면 더 이상 4차원만 고려해서는 안되고 여분차원을 고려해야 하니까 기존의 유효이론은 더 이상 세상을 제대로 기술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de Sitter 공간이 양자중력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moduli 관점에서 볼 때 de Sitter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는 현재 우리 우주는 landscape 영역 중에서 거의 swampland와의 경계에 가깝게 있다고 기술하려는 시도가 꽤 있어 왔다. 그러면 우리 우주를 기술하는 어떤 양이 tower of state들의 질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지? 가 문제이고, 이것과 관련해서 각종 제안들이 있어 왔다. 예를 들어 현 우주의 우주상수값은 (KK mode의 질량)^\alpha 이런 식으로 나타내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걸 가지고 KK mode는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 여분 차원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AdS/dS siatance conjecture), 그 덕분에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많이 이야기되었던 여분차원 이야기를 dark dimension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볼 수 있었다. 3월 논문은 이 이야기의 연장선에 해당한다. 여기서 집중한 것은, 실제 de Sitter 공간을 구현하기 위한 초끈 모형의 여러 요소들, 즉 flux compactification, non-perturbative effect, uplift... 중에서 tower of states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라는 것이었다. 조금 부연하면, 유효이론의 모든 parameter들은 moduli들이 어떤 VEV를 가지는지에 대해 결정된다고 했는데, 이것은 potential의 최솟값에 해당한다.  (모든 영역에 대하여 완전히 최소일 필요는 없고 그 주변에서 potential이 더 낮은 값으로 굴러 떨어지지만 않으면 가능하다. 양자역학적으로 tunneling을 통해 더 낮은 energy 상태로 갈 수 있더라도 우주 나이 정도 시간이 걸려야 가능하다면 OK.) 여분차원의 전체 크기를 비롯한 모든 parameter들을 결정짓는 moduli들이 완벽하게 안정화되려면 flux compactification과 non-perturbative effect으로도 충분하지만, 이때 우주상수는 양수가 되지 않아서 de Sitter를 구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moduli의 안정화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potential의 최솟값을 '살짝' 들어 올려줄 필요가 있는데, 이게 uplift라는 작업이다. 이것은 원래 초끈이론에 존재하던 초대칭을 살짝 깨는 것에 해당하는데 Klebanov-Strassler throat 같은 뭔가 불쑥 튀어나온 것과 같은 구조가 있고, 여기에 anti-D3 brane들을 몇 개 놓으면 이게 가능하고, throat의 구조에 의하여 (좀 더 정확히는 throat을 만들기 위해서 여분차원에 살고 있는 각종 p-form gauge field들이 VEV를 가지게 되는데, 이들에 의한 backreaction에 의하여 공간이 좀 강하게 휜다. 이것을 warping이라고 부른다) uplift 효과는 redshift 되어서 꽤 작은 양이 가능하다. 문제는 redshift가 하는 짓이 또 하나 더 있다는 것인데, 다름 아니라 throat 안에 살고 있는 KK mode의 질량도 같이 낮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uplift가 anti-D3 brane들에 의하여 구현된다면 KK mode들의 질량과 직접 연결성이 생긴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warping이 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uplift효과는 여분차원 공간의 bulk와 관련된 KK mode들이나 string excitation들처럼 여분차원 전체 부피값과 관련되어서 이들 질량과의 연결성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uplift 효과는 우주상수보다 큰 값인지라, 이 경우는 우주상수=(KK mode의 질량)^\alpha 라기 보다 우주상수<(KK mode의 질량)^\alpha 즉 등식이 아닌 부등식을 이야기하고, 그래서 KK mode와 같은 tower of state들이 현재 실험이나 관측으로 볼 수 있는 영역보다 한참 무거워도 별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특히 부등식에 등장하는 tower mass scale이 가장 낮은 tower mass scale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사실 anti-D3 brane들을 놓은 throat이 여분차원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throat들 중에 가장 심하게 휘어진 것이라면 (warping이 가장 크다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anti-D3 brane들을 놓은 throat이 가장 심하게 휘어져 있으리라는 법이 있는가? 이게 Palti 선생의 질문이었다. 실제로 throat이 여러 개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A. Hebecker, J. March-Russell, The Ubiquitous throat
 Nucl.Phys.B 781 (2007) 99  hep-th/0607120  https://inspirehep.net/literature/721839

 이래로 종종 이야기가 되어 왔고, Hebecker 선생이 이걸 이용한 일을 죽 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통 throat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non-perturbative 효과와 같은 양자역학적 효과에 의하여 살짝 anti-de Sitter로 내려앉아 K"ahler moduli 안정화까지 끝난 potential을 K"ahler moduli 안정화를 해치지 않으면서 de Sitter가 되도록 더 살짝 potential을 uplift 시켜야 하니까 uplift를 만드는, 즉 anti-D3 brane들을 놓은 throat이 가장 warping이 심한 것이 (redshift가 가장 강하게 일어나서 관련 scale들을 작게 만드니까..) 간단한 모형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렇게 작은 uplift가 일어난다는 것은 초대칭이 아주 살짝 깨진다는 것과 관련이 있고, 이게 혹시 Higgs mass scale을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기도 하다. 이런 초대칭 및 깨짐을 4차원 supergravity 안에서 다루기 때문에 KK mode 질량은 4차원 supergravity의 characteristic scale이라고 할 수 있는 gravitino mass보다 무거운 게 좋기도 해서, 아주 가벼운 KK 질량을 추가적으로 생기도록 하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면도 있다.

 영국에서 돌아온 다음에 Palti 선생 질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다가 깨달은 것은, 사실 anti-D3 brane들이 놓인 throat보다 좀 더 강한 warping을 가진 throat이 있어서 더 가벼운 KK mode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반드시 gravitino보다 가벼우리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더 가벼운 KK mode가 gravitino보다 무겁다는 조건을 넣으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우선 uplift 효과를 넣기 전 AdS의 vacuum energy density가 3 m_{Pl}^2 m_{3/2}^2 (m_{3/2} : gravitino 질량) 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적인 역할을 한 것이 Higuchi bound였다. 즉, de Sitter 안에 있는 상태들의 질량은 0이 아니거나 H (Hubble parameter) 보다 무겁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이야기로, de Sitter의 우주상수가 3m_{Pl}^2 H^2로 주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우주상수와 tower mass scale을 연결 짓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일단  3m_{Pl}^2 H^2 = (AdS vacuum energy density)+uplift 에서 1) 3m_{Pl}^2 H^2 안의 H는 Higuchi bound를 이용해서 가장 가벼운 tower mass scale의 bound로 치환하고, 2) (AdS vacuum energy density)<3 m_{Pl}^2 m_{3/2}^2 에다가 가장 가벼운 tower mass scale이 m_{3/2}보다 크다는 조건을 넣은 다음 3) uplift는 나름대로 모종의 tower mass scale과 연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가장 낮은 tower mass scale과 uplift와 연동된 tower mass scale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부등식을 통해 연결된 관계라는 결론을 끄집어낼 수 있고, 이게 논문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uplift와 연동된 tower mass scale은 무한정 커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벼운 tower mass scale에 의하여 결정되는 상한선이 존재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uplift와 연동된 tower mass scale로 주어지는 가장 가벼운 tower mass scale의 하한선이 존재한다는 이야기. 그래서, LHC에서 이야기해 주는 대로 가장 가벼운 tower mass scale이 대략 10 TeV 정도라고 한다면, uplift와 연동된 tower mass scale는 intermediate scale이하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식으로 앞으로 발견될 (나 살아생전에 가능할지는 아주 불투명하지만 -_-ㅋ) tower mass scale들 사이의 관계를 보게 되면 여분차원의 구조를 좀 더 잘 알 수 있다는 것이 좀 더 포괄적인 결론이 된다.

 그렇게 해서 나름 이야기를 만들어 논문을 쓰기는 했는데... 뭐랄까 깔끔한 일을 했다기 보다는 진흙밭을 걸어 나온 느낌이랄까... 예전에 했던 것을 '이용'만 해서 이리저리 굴린 것도 사실이고 그런 과정에서 요구되는 세심함이 내 장기는 아닌지라... 여하간 덕분에 그동안 논문으로 누차 나왔지만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Higuchi bound를 좀 더 자세히 보게 되었고, 그 와중에 de Sitter위의 field들이 가지는 질량을 정의하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서 실수를 한 논문들도 은근히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그냥 운동방정식에서 Laplacian을 제외한 나머지 상수 부분을 그냥 질량^2으로 보면 Higuchi bound에서 이야기하는 질량과 다르기 때문에 엉뚱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하간 마무리도 했으니 다음에 해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주제들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