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gence....
며칠 전 A. Castellano, Á. Herráez, L. E. Ibáñez의 논문 2302.00017 https://inspirehep.net/literature/2628757 을 보았는데, 논문에 등장한 emergence라는 개념이 왠지 재미있게 느껴졌다. 보통 재규격화를 이야기할 때, 일단 모종의 scale에 dynamics가 있는 이론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하고, 이를 기술하는 parameter들의 correction은 energy scale을 내릴 때 '그러모아지는' (coarse-grained / integrated out되는) degrees of freedom들의 loop contribution들로 주어지는데, 반대로 점점 높은 scale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 끝은 어떤 형태일까? 를 물어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 wavefunction renormalzation인데, dynamics의 가장 최소/기본 요소라고 보통 여겨지는 kinetic term의 correction이지만 이걸 아예 kinetic term의 근원으로 보면 어떨까? 를 묻는 것이다. 즉, kinetic term의 개념은 UV competion의 끝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즉 dynamics의 근본적인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string excitation이나 Kaluza-Klein mode과 같은 'tower of states'들과의 상호작용만 존재헤서, 낮은 energy로 내려올 때 이들이 그러모아지게 되는 과정에서 해당 scale에서의 dynamics를 기술하는 항으로 kinetic term이 '나타나게' (emergence) 된다는 이야기로, 이렇게 되면 wavefunction renormalization은 단순한 correction이 아니라 kinetic term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중성미자(neutrino)의 질량이 특별히 낮은 이유를 see-saw mechanism대신 Dirac neutrino 안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한 것이 논문의 내용이다. 굳이 왜 그렇게 하느냐.. 에 대한 동기는 중성미자의 질량 scale이 우주상수(cosmological constant)에 나오는 질량 scale과 같은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서이다. 사실, 이런 숫자의 일치는 항상 여기에 무슨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묻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 뒤에 대칭성과 같은 근사한 이유가 있다면 상당히 간단하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서,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예제'에 속한다. 물론 사람의 일이 그렇듯이 항상 그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실패 사례는 아주 옛날로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Kepler 선생이 행성 사이의 간격을 다면체로 설명하려고 시도했던 것도 그 예 중 하나일 것이고.. 지구에서 볼 때 달과 태양의 크기는 비슷하지만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중력에 기반한 설명을 보지는 못했다. 왜 달의 공전과 자전주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져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는지도 마찬가지다. 입자물리의 경우라면... 일단 생각나는게 첫 두 세대 quark사이의 mixing각도와 첫 두 세대 중성미자 사이의 mixing 각도의 합이 묘하게 45도에 가깝다는 것? discrtet symmetry등을 동원해서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사실 그게 내 생애 첫 논문이었는데, 그게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간 한 일주일 정도 이걸 이용해서 뭔가를 설명해 보려고 생각+계산을 좀 해 봤는데 나쁘지 않아서 그대로 논문으로 가 보려고 한다. 그렇다고 막 신박한 것은 아니고 그동안 이야기되었건 것 하나를 직접 보여주겠다..는 것이긴 하지만 일단 이야기할만 한 거리가 만들어졌으니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