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1
화요일에 나온 논문을 쓰면서 좀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보고 있는데 진척이 좀 느리다. 계절 수업 기간이라서 반나절이 수업 시간으로 흘러가 버리는 것도 있지만, 계산적인 요소가 많다는 게 문제다. 그것도 숫자들 관계 살펴보는 것이라서, (아마 수치계산을 해 본 사람은 좀 다른 식으로 죽 parameter scan 해 버릴 것 같은데... ) 굳이 이야기하면 내 취향은 아니다. 그래도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가 원래 하던 연구들과 관계있어서 하는 중.. (당연한가..ㅋ) 물론 손으로 계산하는 것은 아니고 Mathematica에 시키고 있는 중이긴 한데 그래프 하나 그리는데 10분이 지나가고... 숫자 조금 수정해서 또 계산시키면 다시 10분이 지나가고... 하는 상태이다. 그래서 굳이 이야기하면 나보다는 컴퓨터가 고생 중이다. 계산 중간중간에 뭔가 하기에는 집중할 수도 없고, 괜히 이것저것 하다가 다시 계산으로 돌아올 때 이상한 실수라도 할 것 같아서 계산 결과 들여다 보는 시점 사이 막간은 왠지 붕 뜨는 느낌이다. 할 일이 마땅치 않을 때 불안해지는 것을 보면 일중독자가 맞는 것 같다. 노느니 그 시간에 그냥 하던 생각 하지.. 하는 심리이긴 한데, 그렇게 한다고 꼭 좋은 일이 나오는 것도 아닌지라,.. 의외로 여유를 좀 주면 상황 정리도 되고 다른 생각을 할 여지도 있으니 꼭 일에만 매달린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학생 때를 되돌아 보면 그때 공부 좀 많이 해 둘걸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또 그 당시 있었던 여유가 굳이 낭비냐고 물으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 당시야 지금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필요한지를 자세히 알 방법도 없으니 그저 지금 모자란 것에 대한 아쉬움 이상도 아니지만.. 생각해 보니 지금은 오히려 예전보다 여유가 많이 없는 것 같다. 학부생 때 버들골에서 별 보던 생각이 불현듯 나는데, 그때 달이 아주 밝아서 그림지도 만든다는 사실이 괜시리 신기했던 것 같다. 지금은 관정도서관 짓는 와중에 없어졌지만 도서관 뒷길의 벚꽃도 꽤 인상 깊게 기억에 남은 것 같고.. 굳이 행복지수를 이야기하면 학부생 때가 가장 높지 않았을까...-_-ㅋ 그래도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고 같은 사람이라도 그 당시와 지금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니 예전의 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기억은 그저 가끔 드는 센티멘털한 기분으로 남는 게 전부일 것이다.
사실 시간 나서 잡생각을 하게 되면 예전에 대한 추억에 젖는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것이 더 비중이 크긴 하다. 예전부터 장래 걱정 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연구 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까지 뭔가 장래에 대한 불안함 같은 감정이 계속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걸까.... 그저 만족을 모르고 욕심이 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